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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글쓰기 5기][12일차] 콩고물에 더 좋아
나는 농구를 좋아한다. 농구를 하는 것도 좋아하고, 보는 것도 좋아한다. 중학교 때부터 재미를 붙였고, 회사동호회에서도 농구를 꾸준히 즐겨왔다. 미국 유학에서 행복했던 순간들은, 미국인들과 농구를 하고 NBA 농구 경기를 보는 것이었다. 오죽했으면, 대학원 지원 당시, 농구로 유명한 대학은 모두 지원했다. 특히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UNC)는 농구전설 마이클 조던이 나온 대학으로, 학교자체도 학문적으로 경쟁력 있어서 꼭 가고 싶었던 대학 중 한 곳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있는 학교는 농구가 유명하지 않다. 대신, 미식축구가 아주 인기가 있다.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건, 텍사스에 NBA 농구팀이 세 개나 있다는 점이다. 다행히 농구 좋아하는 친구도 있어서 첫 3년 동..
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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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글쓰기][5일차] 공간의 중요성
텍사스는 남한 면적의 약 7배 큰 미국의 주이고, 인구는 약 3천만 명 정도이다. 그래서인지 무엇을 하든지 간에 공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다. 교통 체증은 거의 없고, 집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평수도 넓다. 도서관에 자리 없을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나에게 할당된 공간이 많은 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언젠가 운전중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미국 사람들은 어떻게 운전할때 양보를 잘해주지?" "미국 사람들이 원래 착한가?" 아니다, 미국 사람들이라서 양보를 잘하는 것이 아니다는 생각은 휴스턴을 운전할 때 금방 깨져 버렸다. 한 번은 휴스턴에 갈 일이 있었는데 마침 그때가 출근 시간이었다. 인구 많기도 소문난 휴스턴의 출근 시간은 서울 저리 가라였다. 거기서는 차선 변경이 너..
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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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글쓰기 5기][10일차] 나에게 종교는
초기 미국생활에 정착할 때 도와준 한국인 부부가 계셨다. 미국에 아는 사람이 없었던 터라 여기저기 유학생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가, 알게 된 분이다. 남편분이 내가 가게 될 도시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있어서 현지사정에 밝아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분들이 교회를 다녔고, 나도 한국인들을 알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에 처음 몇 번 따라 갔다. 따뜻하게 맞아 주셨고, 장로님이 오래되었지만, 고급스러운 책상 하나를 주셨다. 타지 생활에서 다양한 어려움이 왔을 때 서로 돕고, 좋은 일을 나누는 모습에 은연중에 나도 거기에 포함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종교에 대한 복잡한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내 과거를 좀 돌아봐야겠다. 나는 초등학교 부터 천주교 성당을 나갔었다. 부모님, 특히 어머니께서 독실하셨기 때문이다...
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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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글쓰기 5기][9일차] 연구활동도 비지니스
나는 사업(비즈니스) 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주의이다. 아버지가 사업을 하시면서 너무 힘들어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버지가 하셨던 일과 다른 커리어를 쌓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유학을 하면서 느낀건, 비즈니스는 피할 수 없다. 어떤 형태로는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안 그럴 것 같았던 교수님들도 사실 보면, 작은 벤처기업의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유학 초기에 지도 교수를 찾아야 했다. 관심 있는 연구실에 연락을 하고 찾아갔다. "나름 회사 경력도 있으니 잘 봐주겠지". "교수님이 하고 있는 연구는 뭐는 잘할 수 있어". 이런 마인드를 가졌던 나로서는 완전 충격이었다. 교수님과의 첫 미팅 때 "네가 제안하고 싶은 연구 주제는 뭐야?"라는 질문에 대한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할 수가..
2023.11.29
[힐링글쓰기][8일차] 정신과 시간의 방
어릴 때 즐겨 봤던 이라는 만화에 "정신과 시간의 방"이라는 게 나온다. 고립된 방 안에서의 1년은 바깥세상의 1시간이다. 그곳에서 손오공이 훈련을 해 강해진다는 이야기다. 나의 유학생활은 마친 "정신과 시간의 방"과 비슷한 거 같다. 내가 있었던, 칼리지 스테이션 (College Station)은 칼촌이라고 불릴 정도로 조용한 도시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학교를 위해 도시가 세워진 것이라 학교 빼면 뭐 없다. 거기에 내 성향도 내가 직접 약속을 잡아서 사람을 만나는 편도 아니고, 여기에서는 아는 사람도 없고, 여행도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마치 나 혼자 덜렁 남아서 최소한의 인간관계를 가지면서 공부를 한 것 같다. 좋았냐고? 외롭지 않았냐고? 조금 외로웠지만 대체로 좋았다. 가장 좋았던 점은, 나..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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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글쓰기 5기][7일차] 사자와 같은 바이오 리듬
요 며칠 게을렀다. 미국의 추수 감사절이었기 때문에 거의 한주는 일이 없었다. 나는 일하는 모드와 쉬는 모드 사이에 아주 큰 차이가 있다. 평일에 일을 할 때는 마치 모범생처럼 일직 일어나서 일과를 시작하고 딴짓 안 하고 일에 몰두하며 음식도 나름 건강하게 먹고 자기 관리도 잘한다. 주말만 되면, 180도 달라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 거의 24시간 침대와 한 몸이 되어 잠만 자거나 유튜브만 본다. 씻지도 않고 운동도 안 하고 정크푸드만 입으로 들이붓는다. 이건 마치 야생의 사자와 같은 포식자들이 보이는 생활 패턴이다. 이런 나를 잘 알기에 매번 "주말에는 운동은 해야지", 아니면 "주말에 스트레스 안 받는 간단한 일을 좀 해두자"와 같은 계획을 세우지만 여지없이 실패한다. 이런 진폭이 큰 바이오 리듬은 ..
2023.11.29
[힐링 글쓰기 5기][6일차] 석사와 박사사이에서
대학원 진학할 때 석사와 박사 사이에서 고민은 좀 했었다. 5일 차 때 썼던 것처럼, 나는 교수가 목적은 아니었고 연구와 개발 능력을 가진 개발자가 꿈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일을 한다면 석사경험으로도 충분히 나의 꿈을 이뤄 나갈 수 있다고 생각도 들었다. 석사로 시작해서 박사도 괜찮겠다 싶으면 박사로 쭉 가자라고 마음을 먹었지만. 무언가 맘이 편하지가 않았다. "왜 그렇지?" "회사 그만두고 유학 가는 거면 박사까지 해야 하나?" "박사라는 타이틀이 가지고 싶은 건가?" "이왕 하는거 교수 도전 해 볼 수도 있잖아?" 그 당시를 객관 적으로 본다면 모든 생각들이 조금씩 영향을 준 것 같다. 다만, 박사부터 도전하지 못한 이유는 나 스스로가 박사를 할만한 자질(?) 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 때문..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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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글쓰기 5기][5일차] 나의 꿈은 백발의 개발자
누군가 대학원에 진학한 계기가 뭐냐라고 물으면, 나는 항상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의 꿈은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며 프로그래밍을 하기 위해서. 이걸 백발이 되어서도 하고 싶어". 이게 대학원 진학과 무슨 관계냐 하지만, 나에겐 관계가 있다. 보통 박사과정을 시작하는 이유는 교수가 되기 위해서 이다. 그런데, 사실 나는 교수라는 직업을 생각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군 제대 후에야 컴퓨터 공학이라는 전공에 흥미를 느꼈고, 연구보다는 프로그래밍이 훨씬 좋았다. 직접 프로그램을 시작 단계부터 디자인하고 개발한 다는 것은 마치, 한 편의 책을 집필한다거나 영화를 제작하는 창작활동과 다름이 없다. 완성된 작품이 마치 내 자식처럼 느껴지며,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가질지 기대되는 것처럼 말이다. 프로그램을 ..
2023.11.24
Logisim 을 이용해 Y86 ISA 구현하기
TAMU 대학교에서 CSCE312 과목에서 조교 할 당시 만들었던, 프로젝트 자료입니다. 나름 공들여서 만든 자료라 애착이 가네요. Y86는 Computer Systems: A Programmer's Perspective 책의 저자들이 고안한 Instruction Set Architecture(ISA)로, 인텔이나 AMD에서 채택한 X86 Instruction Set Architecture (ISA)를 간략한 버전입니다. 다른 많은 학과나 수업에서는 MIPS, ARM, 또는 RISC-V를 이용하는데, 배우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텔 CPU에 익숙한 학생들 또는 인텔 CPU를 사용하는 다른 시스템 쪽 과목 (특히 시스템 보안)과 연결이 안 된다는 아쉬움이 있죠. X86 ISA를 배우고자 하는데 너무 복..
2023.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