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기간 얻었던 긍정적인 경험은 바로 경제관념이다.

IMF시절 아버지 사업이 힘들던 적도 있었지만, 나의 청소년기는 나름대로 유복하게 살아왔다.

대학 생활도 학비와 생활비 걱정 없이 지냈고, 취업 이후 유학 전까지 돈 걱정 없이 살아왔다.

 

유학기간 빠듯한 연구비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나름대로 신중하게 준비했었다.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초기 정착하는 데 조금 썼고, 이후부터는 연구비만 가지고 생활하였다.

 

하지만, 나의 소비 습관은 좋지 못했다.

충동적인 구매가 잦았고 외식은 너무 자주 하였으며, 냉장고의 식재료는 버리기 일쑤였다.

 

"박사과정 밟는 동안 돈만 까먹지 않으면 되지."

이런 마음가짐이었고, 월급을 초과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슬금슬금 모아 둔 돈을 갉아먹고 있었다.

 

이걸 느끼고 있었지만 무시했었다.

하지만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나고 잘못된 소비 습관에 대한 걱정이 상당히 쌓여서야 심각성을 느꼈다.

 

그때부터 진지하게 고민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나 스스로 반성도 많이 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이제는 쥐꼬리만 한 연구비를 저축도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만약 유학 가지 않고 계속 일을 했다면 얼마를 벌었을까?"

 

사실 많이 벌었을 것이다. 그때도 연봉이 꽤 좋았으니까.

하지만... 많이 모으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제는 아니다. 돈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배웠다.

또 한 번 스스로 일어선다는 느낌이 든다.

어른이 되는 기분이다.

 

<The Millionaire Next Door, 이웃집 백만장자>라는 책을 읽었었다.

대부분 백만장자가 가지는 공통점은 절약하고 꾸준히 저축, 투자하는 것이라고 한다.

당장 돈을 많이 벌어도 꾸준히 모으지 않는다면 부자가 될 수 없다고 한다.

 

앞으로 노후준비등 여러 고민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절약"하고 저축, 투자하는 습관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