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업(비즈니스) 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주의이다. 아버지가 사업을 하시면서 너무 힘들어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버지가 하셨던 일과 다른 커리어를 쌓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유학을 하면서 느낀건, 비즈니스는 피할 수 없다. 어떤 형태로는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안 그럴 것 같았던 교수님들도 사실 보면, 작은 벤처기업의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유학 초기에 지도 교수를 찾아야 했다. 관심 있는 연구실에 연락을 하고 찾아갔다.

"나름 회사 경력도 있으니 잘 봐주겠지".

"교수님이 하고 있는 연구는 뭐는 잘할 수 있어".

 

이런 마인드를 가졌던 나로서는 완전 충격이었다.

 

교수님과의 첫 미팅 때

"네가 제안하고 싶은 연구 주제는 뭐야?"라는 질문에 대한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사이기도 하고 첫 학기인데 내가 무슨 연구 주제가 있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맞는 말도 아니다. 이상적으로는 대학원에 오는 이유가 바로 연구하고 싶은 주제가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학부 때 배운 과목 중 특정 과목이 좋다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요즘 무슨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와 같은 구제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

 

교수님들도 어찌 보면 비즈니스맨 들이다. 모든 연구를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석박사들을 리쿠르팅 (Recruiting)해서 일부 비용을 지불하거나 지식을 전수하면서 연구 성과를 올려야 한다. 또한, 연구비를 받기 위해 제안서를 끊임없이 써야 한다.

 

되돌아보면 모든 것은 비즈니스이다. 

교수님은 내가 가지지 않은 경험과 큰 그림을 그려 주고, 나는 구체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또한, 그 과정에서 나는 연구 경험을 쌓고 교수님과 함께 연구 실적을 쌓는다. 연구비도 조금 받는다.

종합적으로 보면, 균형이 나름 잡힌 비즈니스 관계인 것이다.

 

어릴 때 생각했던 비즈니스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들었다.

비즈니스는 마치 큰 도박과도 같아서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비지니스는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 같고, 또 나름 잘 해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각잡고 만든 샌드위치. 팔아도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