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즐겨 봤던 <드래곤볼>이라는 만화에 "정신과 시간의 방"이라는 게 나온다.

고립된 방 안에서의 1년은 바깥세상의 1시간이다. 그곳에서 손오공이 훈련을 해 강해진다는 이야기다.

 

나의 유학생활은 마친 "정신과 시간의 방"과 비슷한 거 같다.

 

내가 있었던, 칼리지 스테이션 (College Station)은 칼촌이라고 불릴 정도로 조용한 도시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학교를 위해 도시가 세워진 것이라 학교 빼면 뭐 없다.

 

거기에 내 성향도 내가 직접 약속을 잡아서 사람을 만나는 편도 아니고, 여기에서는 아는 사람도 없고, 여행도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마치 나 혼자 덜렁 남아서 최소한의 인간관계를 가지면서 공부를 한 것 같다.

 

좋았냐고? 외롭지 않았냐고?

 

조금 외로웠지만 대체로 좋았다.

 

가장 좋았던 점은, 나 스스로를 많이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다른사람 의식을 많이 한다. 배려심이 있다는 이야기도 듣지만 그것 때문에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 몰랐던 거 같다.

 

자연스럽게 혼자만의 시간이 많았고, 모든걸 내가 선택해야 했다. 비교할 다른 사람이 없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좋아 하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고, 조금 실행해 볼 수도 있었다.

이제야 느낀다. 내가 이제 한명의 독립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한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