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게을렀다. 미국의 추수 감사절이었기 때문에 거의 한주는 일이 없었다.
나는 일하는 모드와 쉬는 모드 사이에 아주 큰 차이가 있다.
평일에 일을 할 때는 마치 모범생처럼 일직 일어나서 일과를 시작하고 딴짓 안 하고 일에 몰두하며 음식도 나름 건강하게 먹고 자기 관리도 잘한다.
주말만 되면, 180도 달라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 거의 24시간 침대와 한 몸이 되어 잠만 자거나 유튜브만 본다. 씻지도 않고 운동도 안 하고 정크푸드만 입으로 들이붓는다.
이건 마치 야생의 사자와 같은 포식자들이 보이는 생활 패턴이다.
이런 나를 잘 알기에 매번 "주말에는 운동은 해야지", 아니면 "주말에 스트레스 안 받는 간단한 일을 좀 해두자"와 같은 계획을 세우지만 여지없이 실패한다.
이런 진폭이 큰 바이오 리듬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번 저점으로 떨어지면, 다시 올라오기 쉽지 않다. 그 과정에서 꾸준히 지켜야 할 것들이 무너져 계속 가져가지 못할 때도 많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면은 나만 그런 건 아니고 나의 친누나도 그렇다.
중 고등학생 때 주말만 되면 우리 집 거실은 마치 야생의 사자가 사냥감을 배불리 먹고 누워서 자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이런 나를 인정하고 너무 늘어지지만 말자라" vs "그래도 진폭을 좀 줄여서 끊기지 않는 게 중요해".
이 둘 중에서 항상 고민이다.
이젠 큰 고민까지는 아니지만 항상 저점에서 올라오 때면 다시금 고민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