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저찌 해서 미국 텍사스에 혼자 도착했다. 다행히 정착하는데 도움을 주신 한국인 가족이 있어서 중요한 일처리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난관이 다가왔다. 바로 생활속 영어 회화이다. 

 

개강 전 혼자 학교 탐방을 나섰다가 타코 파는 음식점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선 듯 들어가기가 주저되었다. 메뉴판이 복잡해 보였다.

"처음인데 어떻게 주문해야하나요?" 를 어떻게 말하지?

"이거 저거 주세요"를 어떻게 말하지?

처음 보는 단어인데 어떻게 발음하지?

해외 여행 중 영어 써본 경험이 있기는 한데, 현지인이 되었다는 생각, 그리고 외국인 티가 나지 않고 싶었기에 더욱 신경이 쓰였다. 결국 들어가지 못하고 집에 가서 비상용으로 들고 온 컵라면을 먹었다.

 

며칠 뒤, 같은 과에 입학한 한 한인 친구를 알게 되어 만나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어디 갈까 하길래 나는 맥도널드를 가자고 했다. 신기한 음식점이 그렇게 많은 데 하필 맥도널드라니..

여전히, 주문하는데 두려움이 있던 나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 친구에게 미안하다.

 

지금은 어떠냐고? 뭐 여전히 원어민은 아니다. 다만, 눈치가 빨라졌다.

7년간 생활하면서 느낀 점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과 다르게 사람들의 출신지역 너무나 다양해서 이상하게 영어 하는 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충 뜻만 전달되면 된다. 오히려 우물쭈물하고 목소리가 작으면 무시한다. 그냥 아무렇게나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

 

직원이 잘못 알아 들어서 이상한 걸 주면 웃어넘길 경지에 올랐다. 이러면서 배우는 거다.

언젠가,  드라이브스루에서 "Sprite"를 달라고 했더니,  "Sweet Tea"를 주더라. 황당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괜히 미국식 영어 한다고 "T"발음을 약하게 해서 그런 거 같았다. 차라리 한국식 발음이 더 잘 통할 때가 있다.

중국인 친구가 소개해준 라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