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도 11월 달부터 추워지기 시작했다. 20대는 "여름과 겨울 중 어디가 좋냐?"라는 질문에 선 듯 답하기 어려웠는데, 40을 앞둔 지금은 간단한 대답이 되었다. 겨울이 너무 추워 여름이 좋다. 

 

추워지기 시작하자 고민이 생긴다. 나의 유일한 취미인 새벽 달리기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추울 때만 되면, 이불에서 나오기도 힘들고, 추운 새벽에 뛰는 게 워낙 고역이다. 최근 두 번의 겨울 때마다 달리기를 꾸준히 이어오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 이상은 안된다. 방한 용품을 소개하는 유투브를 보다가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 난 목이 길어서 그런지 목에서 열이 많이 빠져나가 자나! 넥 워머를 해보자!"

바로 스포츠 용품점에 가서 고민 끝에 너무 두껍지 않고 거추장스러워 보이지 않는 것으로 하나 데려 왔다.

 

결과는 대!!! 박!!!

영상 5도인 새벽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넥 워머를 한채로 나갔다. 목만 추가로 감쌌을 뿐인데 추운 날씨가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진다.

 

작은 발견, 작은 변화 하나로 이렇게 큰 만족감을 느끼는 경험은 오랜만이다. 아니,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을까 할 만큼이다.

한 달도 안 남은 텍사스, 그리고 더 추울 한국에서의 새벽 조깅이 기대된다.

현재 최고 애장품, 사진기술 어쩔...